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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게, 그리고 휘몰아치는》 展은 “여백”에 대한 다섯 가지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참여 작가 권인경, 박예지, 박윤, 이슬아, 허현숙의 다양한 작품에서 드러난 형상의 이미지와 드리운 여백들의 각기 다른 모습들을 눈여겨 보고자 합니다.


 ‘여백’을 수식하는 다양한 단어들을 생각해 봤습니다. 작가들이 만든 형상이, 터치가, 획이 전하는 감흥이, 작품 안에 머물다가 전시장 안으로 확장되어 울리는 숨소리를 담았습니다. 그렇게 이번 전시  《잔잔하게, 그리고 휘몰아치는》 展이 기획 되었습니다. 


 권인경 작가의 종이에 먹으로 그린 드로잉 작품들은 오래된 불어책 위에 드리워져 있습니다. 가장자리가 누렇게 변한 낯선 언어의 종이 위에 작가의 붓 터치는 차곡차곡 쌓여 있다가도 속도감이 보이게 지나간 자리에 우리의 시선은 머뭅니다. 박예지 작가는 철 용접으로 한 땀 한 땀 올려서 제작한 작품들과 공간에 드리워진 그림자 간의 여백에서 퍼져나가는 형태의 진동을 느낍니다. 디자이너 박윤의 도시 스카이라인이 모티브가 된 철판 작품들은 익숙한 도심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도자 작가인 이슬아는 공간에서 호흡하는 틈새가 있는 유연한 형태의 세라믹들을, 장지에 흑연으로 축적된 집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그리는 허현숙 작가의 옛 추억이 집약된 상점과 축하 현수막이 가득한 풍경. 이렇게 다섯 작가의 작품에서 채워지지 않은 남겨진 여백들이 전시장을 채울 예정입니다. 


 전시장의 벽면과 공간에 작품의 여백이 가득합니다. 그림자를 포함한 작품의 여운이 함께합니다. 그렇게 ‘잔잔하게, 그리고 휘몰아치는’ 전시입니다. 소노아트sonoart의 작은 전시장에 깊은 울림이 크게  진동할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