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 없는 빛 _ 오새미 展

 

발아 되기 전 작은 종자 안에는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하늘 높이의 고목으로 성장할 자양분과 땅 넓은 줄 모르고 뻗어나갈 가지의 가늠까지도 작디 작은 씨앗 속에 있지요. 새로운 봄이 시작되는 3월, 가로수의 잎들이 새순을 낼 것이며 겨우내 땅 속에 잠자던 꽃들이 힘겹게 마른 땅을 뚫고 나올거라 봅니다. 
절기로 봄이 시작되는 3월.  이제 새해를 맞는 기분입니다.
새 봄, 오새미 작가의 개인전 《목적 없는 빛》으로 내 안의 빛을 찾아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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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 토요일 : am 11 ~ pm6

점심시간    : pm 1:30 ~ 2:30

수요일       : am 11 ~ pm 8

휴관          : 일요일, 월요일 및 공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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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성

 

오새미 작가의 이번 전시 《목적 없는 빛》은 작품 <목적 없는 빛> 설치 작업을 주되게 대변하고 있다. 기존에 작가가 사용하던 매체인 캔버스와 아크릴이 아니라 종이에 파스텔(소프트)로 작품을 제작했으며, 등장하는 소재들은 익히 봐 온 작가의 이미지들이 표현되었다. 전시장에 네모난 캔버스가 걸려 보여주는 전시 형태가 아니라, 태아와 탯줄이 늘어진 모습으로 벽면에 설치된 작가의 금번 작품은 그런 의미에서 매체의 변화와 설치 이미지가 주는 감성적인 전달이 많이 달라졌다. 소노아트의 전시장 공간을 여성의 자궁으로 설정 하고 그 안에 잉태된 15개의 태아 형태가 점진적으로 가운데 공간으로 점철되어 마치 아기가 태어나듯 보인다.

이전 작품들에서 표현된 형상인 고개를 뒤로 져친 남성의 상반신과 고층빌딩의 외형 그리고 검은 발자국의 흔적들, 사막의 모래 바람이 지나간 흔적들 등등 이런 이미지들이 이 태아의 형태 안에 드리워져 있다. 전시장을 여성성의 상징인 자궁으로 치완 시켜 태아를 품고 있는 모습으로, 그 태아 속에는 남성성을 대변하는 고층빌딩의 외형과 남성의 모습을 투영시켜 작품을 완성시켰다. 이러한 이미지들을 통해서 작가는 생명 본연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했다. 남색의 파스텔 전용지 자체가 주는 색감에서 전해지는 남성성도 이에 한 몫 했으리라 본다.

가만 다시금 생각해 본다. 이 작품의 제목인 <목적 없는 빛>. 우리가 살고 있는 삶 자체가 어떤 목적이나 목표를 향해 달리는 긴 경주라고들 흔히 이야기 한다. 그렇지만 그렇게 쫓아서 내 달리는 목적이라는 것이, 혹은 목표라는 것이 머릿속 형상이기 보다는 무형의 어떤 것이 대부분 이지 싶다. 무형의 어떤 것을 위해 우리는 지금, 오늘의 시간을 소비하고 보내고 참아내고 있는 것일 게다. 그게 무엇이건 간에 각자의 마음속에 하나의 빛처럼 존재하는 그것을 위해서 말이다. 그런데 작가의 작품 제목에서는 목적이 없는 빛이라고 표현했다. 이렇게 유추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현재의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하고 내달리는 모두가 빛에 도달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왜냐하면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성과 남성성의 오버랩되는 지점이 결국 희망에 찬 긍정적인 표현이기 보다는 그 반대의 경우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담겨 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목적이 없는 빛이 아닐까. 그러기에 이 작품이 전하는 서사는 애잔함이 묻어난다. 보이는 형상들의 강한 이미지 만큼이나 전하는 메시지에서 전해지는 슬픔이.